본문 바로가기

영화

160806_태풍이 지나가고_영화 후기

태풍이 지나가고


줄거리는 네이버 영화에서 발췌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잊지 못한 채 
 유명 작가를 꿈꾸는 사설탐정 ‘료타’는 
 태풍이 휘몰아친 날, 
 헤어졌던 가족과 함께 예기치 못한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아직 철들지 않은 대기만성형 아빠 ‘료타’ 
 조금 더 나은 인생을 바라는 엄마 ‘쿄코’ 
 빠르게 세상을 배워가는 아들 ‘싱고’ 
 그리고 가족 모두와 행복하고 싶은 할머니 ‘요시코’ 
  
 어디서부터 꼬여버렸는지 알 수 없는 ‘료타’의 인생은 
 태풍이 지나가고 새로운 오늘을 맞이할 수 있을까?


영화 포스터는 여러 개가 있었는데, 문득 엄마 생각이 나게 하는 사진으로

골라봤어요. 저 키키 카린이란 배우는 

앙 : 단팥인생 이야기 에서 처음 본 것 같은데, 연기가 너무너무 좋더군요.


살가웠던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게 해서 한편으로는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드는 사람.

강한 연기는 아닌데, 포근한 연기를 하시는데 너무너무 좋습니다. 



료타의 누나로 등장하는 고바야시 사토미,

제게는 카모메 식당, 안경(메가네) 등 몇몇 일본 영화에서 익어 친숙한 캐릭터.

영화에서는, 일본의 평범한 여자를 연기합니다.

료타를 썩 좋아하진 않으나, 그래도 미우나고우나 남매라고..

료타에게 돈도 빌려주고 합니다.



주인공 료타와 그의 어머니 요시코.

돈이 궁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료타. 집에 와서 이것저것 뒤지는데,

나중에 묘사되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딱 저랬다고 합니다..

집을 뒤져 돈이 될만한 것을 챙겨가고,

아내와 딸에게 돈을 빌리고, 전당포에 물건을 맡기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료타는, 그 시절 그렇게 미웠던 아버지의 행태를

똑같이 따라하고 있었던 건데요.


이건 우리나라 아들들도 어느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지...(또르륵)


아들과 어머니의 뒷모습.

저도 어머니와 둘이 어딘가를 갈때가 있습니다만,

언제나 엄마를 자랑스럽게 빛나게 해주고싶은 욕심 책임감 같은게 생기면서

한편으론 미안하고 안쓰럽고 한 것 같습니다.

문득 아래 사진에서 그렇게 느껴져서 적어봤습니다.



주인공 료타는 영화 기준 15년 전에 

가족사를 적은 소설 '아무도 없는 방'(맞나요? 기억이..)를 낸 

소설가 입니다.

주변에서는 잘나가는 소설가로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그는 흥신소에서 남의 뒤를 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소설을 위한 취재 라고 사람들에게 떠들고 

자기는 대기만성형이라고 얘기합니다만...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타입입니다. 허풍만 있고 실속이 없는 타입들.

입만 살았고 실제론 보여줄 것도 없는 사람들.

얘기하다보면 배울거 없는 사람들이죠.


아베 히로시는 영화에서 한심한 아들, 한심한 남편,

한심한 아빠를 연기해요

일본영화 특유의 느리고 지루한 느낌으로 흘러갑니다.



일본의 작품들은 어느 분야든 세세하게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부분이겠지만, 영화는 료타가 하는 일본의 흥신소 업무의 속을 보여줍니다.

감시, 거짓, 도촬, 도청, 의뢰인의 타겟과의 이중 거래 등을 말이죠.

협박을 통한 돈 갈취 등... 소소하게 묘사됩니다.


그 와중에 이혼한 아내의 새로생긴 남자친구를 조사하는 료타.ㅋㅋ


그를 돕는 흥신소 직원(이름이 안나와서...)

배우 이름은 이케마츠 소스케 입니다.

웃는 얼굴이 순수해보이네요.

영화에서는 료타를 도와 함께 흥신소 일을 하고,

고참인 료타 때문에 경륜장에 가기도 하고 돈도 빌려주고 합니다.


선배가 한심해 보이지만, 그래도 료타의 아들에게 사주라며

파칭코 코인을 건네기도 하죠.ㅋㅋ


흥신소 사장

배우는 릴리 프랭키 입니다.(여자 이름같아요...)

경찰 출신으로, 흥신소의 사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주변에서 흔하게 있을 것 같은 아저씨 연기를 하는데,

경찰 출신답게 촉이 좋아서, 료타가 협박해서 가로챈 돈도 알아채고 합니다.

나쁜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전형적인 삼류인생의 료타 지만,

한달에 한번 만나는 (실제로는 미행을 하기때문에 더 보지만)

아들과의 시간만큼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 와중에 약속 시간을 안지켜서 아내에게 혼나는 장면인데요.

이혼하면서 매달 10만엔씩 양육비로 건네는 조건이 있었나봅니다.

아내는 10만엔을 요구했고, 료타는 돈을 주지 못하죠.

한심한 남자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속

캐릭터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날 료타는 야구를 하는 아들 싱고에게 스파이크를 사주고

햄버거를 먹습니다.

영화에서 계속 태풍이 온다며  분위기 조성을 하더니,

료타가 아들을 만난 날 태풍이 오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함께 다시 모인 가족들...



문어 모양의 귀여운 미끄럼틀이 있는 공원.

저 공간은 어린시절 료타의 추억이 담겨있기도 하고,

태풍이 온날 밤 모두를 모이게 하는 장소가 되기도 해요.



그 와중에 어떻게 한 번 잘해보려는(?) 료타.

자연스레 이혼한 아내가 만나는 사람 이야기로 흐르게 되고,

그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됩니다.


영화 속에서  계속 던지는 메시지.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에 충실한 영화입니다.

뭔가 주입식교육같습니다.



불안정한 남편때문에 고생만 한 료코 지만,

시어머니 인 요시코와 사이는 좋습니다. 같이 스시를 먹기도 하구요.

인생에서 배우자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녀는 영화 속에서 줄곧 보여줍니다.


사진 중에 저녁에 공원에 간 사진이 없더군요.

비바람이 부는 공원에서 료타와 그의 가족들은

빗속에 날아간 복권을 찾아 헤맵니다.


어쩌다가 그 가족들이 그렇게 된걸까요.

문득 제생각도 해봤습니다.

과연 예전에 생각하던 훌륭한 어른이 되었을까.

(영화 속에서는 료타도 그의 아들도 커서 공무원이 되기를 바랍니다.ㅋㅋ)




키키 카린 할매의 진짜 할매연기는...

그냥 가만히 웃으면서 보다가도 그녀가 일본스럽게 우는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게 하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말 그대로 노련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사실 영화속에서 아래 사진은 없습니다만,,,

태풍이 만들어준 가족의 결합.

그 소중함.

한심한 아들이자 가장인 료타의 안타까운 상황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의 입장과 상황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소 지루한 감이 없지않아 있었지만, 

흥행작이 많아 고민되는 요즘같은 때, 더운 열기를 식히며

극장에서 태풍이 지나가고 를 보는건 어떠신지요.


리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