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월 9일
더블린에서의 기억 (1)
제 첫 해외 여행지 더블린.
사실 여행지라 말하기 뭐한게, 대학교에서 일부 금액을 지원해 주는 3주짜리 어학원 체험
(이름은 어학연수였으나, 3주짜리 어학연수가 어딨겠어요.ㅋㅋㅋ)에 뽑혀
약 15명 정도의 학과 선후배들과 함께 아일랜드의 더블린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3학년 1학기에 지금의 직장에 산학장학생으로 뽑혔던 저는,
학과 면접에서 다시금 해당 사실을 어필하여 여름방학의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합격하게 되었구요.
원래 알던 사람 몇 명, 그리고 모르는 사람도 몇 명 껴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일단 더블린에서 어학원에서 몇 주 정도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런던에 계신 학과 교수님을 방문하면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스템이었고
나머지 시간을 이용해서 서유럽을 둘러볼 수도 있었는데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더블린을 갈 수 있게 되어 기뻤고
둘이서 약 8,9일 간에 서유럽의 특정 도시를 몇 군데 가기로 계획을 세웠고
결과적으로는 대판 싸우고 '너랑은 둘이 해외여행은 안한다'며 지금까지도
툴툴거리곤 한답니다.
(그 친구는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으로 유럽을 다시 찾았고.
저는 올해 5월에 포르투갈, 벨기에 여행을 잠시 했었습니다. 물론 따로 .ㅋㅋㅋ)
해외여행에
아무런 지식이 없었고 경험도 없었던 우리는 여행 카페에 가입하고 이것 저것 준비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 더블린에 가기 위해 루프트 한자를 타고 경유편으로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더블린에 갔었고.
첨탑이 있는 시내 인근의 어느 호스텔에서 묵었던 기억도 납니다.
아마 이름이 말보로 호스텔이었는데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튿날 어학원에 함께 등록하고, 홈스테이 라는 시스템을 처음 접하게 되는데
각자 뿔뿔이 흩어져 더블린의 가정으로 가서 숙식을 제공받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지금이야 아주 자연스런 시스템이지만, 저희는 그때 아무것도 몰랐어요.^^)
어학원에서 테스트를 통해 각자 약간씩의 레벨 차이가 있었고 반이 조금씩 달랐지만,
그리 큰 차이는 없었고, 수업이 끝나면 자연스레 근처에 놀러갈 만한 곳이나
식사할 곳을 찾아 돌아다니곤 했었습니다.
학과에서 일부 금액이 지원될 뿐 부모님에게 여비를 받아오거나 타이트하게 준비해 온
친구들이 많아서, 홈스테이 한 곳에서 아침에 도시락을 싸오거나
이래저래 식비도 아끼고 했었던 기억이 문득 나는군요.
위에서 언급했듯, 처음에 약 15명이 동시에 시간을 맞춰서 같은 곳을 방문하거나
같이 놀러다니거나 했던 초반과 달리 시간이 지나자
각자 따로 움직이거나 친한 사람들끼리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 때 느꼈습니다. 같은 시간에 같은 목적으로 모여있는 사람들이어도
스타일이 다르면 자연스레 갈라진다는 걸. (친구와 저도 이후 여행중에 대판 싸웠었구요.)
수업이 끝나면 각자의 홈스테이 집으로 돌아가곤 했는데,
학과 소모임을 함께 하던 친구와 저, 그리고 후배들 몇명과 함께
홈스테이 중간 지점에서 모여 수다를 떨던 중 비가 왔었는데 무지개가 떴었던 날도 있었습니다.
약 3주간 머물렀던 홈스테이에서의 기억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는데,
굳이 기억나는 거라면, 집주인에게 세탁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갑자기 정색하면서 그럼 세탁비를 달라고 했던 거?
자기는 숙소비와 식비에 대해서 학원에서 지급을 받았다고...
아무튼 어학연수를 받았던 아일랜드 더블린에서의 짧은 기간동안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동물원도 가보고, 산책도 하고,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어느 성에도 가보고,
기네스 맥주 공장에도 가보고, 여러 가지를 함께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2008년이다보니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활성화 되기 한참 전이었고
아주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갔었는데 ,그래서 사진도 많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래도 남은 사진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그거라도 찍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쓰다보니 조금 길어졌네요. 사진보다는 텍스트로 당시의 기분을 아무렇게나(?)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느낀 점을 조금 덜 적은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가 닿는다면 더블린 이야기를 한 번 더 적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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